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탈모 김인우 자라나라 자라나라 머리카락 자라나라 너의꿈이 무엇이니 동안외모 훤칠한키 아닌 머리카락 풍성풍성 속절없이 빠지는게 이번생은 틀렸구나 나의꿈은 무엇이니 머리카락 풍성풍성 부모님은 페르시아어 미나리 나혼자 민들레씨
면도 바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거울을 볼 때면 아침과 다른 또 다른 나와 마주한다. 입 주변이 쌔까맣다. 겨울도 아니고 군고구마를 먹은것도 아니다 얼마나 맛있길래 혼자 다 먹는걸까.
꽃 씨 최계락 꽃씨 속에는 파아란 잎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 떼도 숨어있다
당신의 호수에 무슨 끝이 있나요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한 바퀴 또 두 바퀴 호수에는 호숫가로 밀려 스러지는 연약한 잔물결 물위에서 어루만진 미로 이것 아니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햇살에게 -정호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