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시

기형도-엄마걱정

IT grow. 2019. 6. 19. 15:16
반응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반응형